만약 남북 통일이 발표된다면 부동산 앱에서 가장 먼저 검색량이 치솟는 곳은 어디일까요?
파주·문산·철원일까요? 아니면 개성·평양 땅부터 찾는 사람이 생길까요?
그런데 독일 통일을 보면 집값보다 먼저 터진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집과 땅의 진짜 주인이 누구냐”였습니다.
독일은 통일되자 옛 집주인들이 나타났습니다
동독 시절 국가가 관리하던 주택과 토지에 대해 과거 소유자나 상속인이 반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1990년대 초 약 220만 건의 반환청구가 제기됐습니다.
약 700만 채의 주택·주거용 건물 가운데 약 130만 채가 이런 문제와 관련됐습니다.
소유권 정리에만 10년 이상이 걸렸고 주인이 확정되지 않은 건물은 수리와 투자까지 늦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북한에서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의 권리는?”
“분단 전 조상 소유 땅을 돌려달라고 하면?”
“국가소유 토지를 민간에 어떻게 넘길까?”
“남한 사람이 바로 북한 땅을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북한 땅값보다 먼저 법이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재산권을 어떻게 인정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거래시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독일도 소유권 정리가 투자속도에 영향을 줬습니다.
남북이라면 북한지역 토지제도가 현재 남한과 훨씬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는 매매를 자유화하기보다 일정기간 거래를 제한하거나 별도 관리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대대적인 주택정비가 뒤따랐습니다
소유권 문제가 정리되는 동안 동독지역 주택의 현대화도 진행됐습니다.
대규모 세제지원과 투자로 오래된 주택과 아파트가 개보수됐고 약 90만 채의 신규주택도 공급됐습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나중에는 일부 지역에서 주택 부족이 아니라 빈집 문제가 생겼습니다.
통일됐다고 모든 접경지역이 오르는 건 아닐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동독지역 전체가 동시에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1990년 이후 동독지역에서는 젊은 인구가 대거 서쪽으로 이동했고, 2021년까지 신연방주 인구는 1990년 이후 약 15.5% 감소했습니다.
어떤 도시는 성장했지만 다른 지역은 오히려 인구감소와 빈집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남북에서도 “접경지역이니까 오른다”보다 실제 철도·산업·일자리·인구가 어디로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파주보다 개성이 커질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개성에 기업과 주택이 대규모로 들어가면 남쪽 접경지역보다 개성 자체가 더 큰 생활권으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북쪽의 개발속도가 느리고 남쪽에서 물류와 숙박·산업을 지원한다면 파주·문산 같은 지역의 역할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독일을 보면 집값보다 ‘사람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먼저였습니다
통일 직후 4년 동안 약 140만 명이 동독지역을 떠났습니다.
남북에서도 대규모 인구이동이 생긴다면 서울·경기 주거수요와 북한지역 빈집·주택개발이 동시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독일이 보여준 가장 재미있는 교훈은 이것입니다.
통일됐다고 모든 땅이 금싸라기가 되는 게 아니라, 소유권·교통·일자리·인구이동이 끝난 뒤에야 도시별 가치가 갈리기 시작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