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되면 북한에 가서 가게 하나 차리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독일 통일 직후에도 비슷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새로운 사업기회와 함께 기존 기업의 붕괴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독일은 통일되자 8,500개 국영기업을 한꺼번에 시장으로 내보냈습니다
약 400만 명이 일하던 기업들이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겪었습니다.
새 투자자가 들어온 기업도 있었지만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폐쇄됐습니다.
트로이한트가 해산될 때까지 약 150만 개 일자리를 유지하고 약 2,000억 마르크의 투자약속을 유치했지만, 동시에 막대한 일자리 상실도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통일 초기 돈을 버는 사업과 사라지는 사업이 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남북에서도 북한 국영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바꿀지에 따라 새 투자와 구조조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공장을 새로 짓는 기업뿐 아니라 회계·법률·노무·설비개선·직업훈련 회사가 바빠질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의외로 오래 중요했던 것은 재교육이었습니다
통일 이전과 이후에 요구되는 기술이 달라지면서 많은 근로자가 직업훈련과 재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남북에서도 북한 근로자가 남한 기업의 회계·IT·안전·품질관리 기준을 새로 배워야 한다면 교육산업 자체가 큰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택배·편의점·수리 같은 생활사업도 빠르게 늘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소득과 이동이 늘면 거대한 산업단지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주택수리, 식당, 숙박, 물류, 통신가입, 전자상거래 같은 생활서비스가 따라옵니다.
휴대폰 수리점
온라인쇼핑 택배점
회계사무실
직업교육학원
식당·카페
집수리 업체가 함께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독일이 보여준 경고도 있습니다
통일 직후 서독 기업의 제품과 자본이 동독시장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기존 동독기업들이 큰 경쟁압력을 받았습니다.
남북에서도 남한 대기업과 프랜차이즈가 너무 빠르게 진입하면 북한지역의 기존 상인과 기업이 밀려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큰 사업기회는 ‘북한에 뭐를 팔까’가 아닐 수 있습니다
독일 사례를 보면 오히려 기존 사람들이 새 경제체제에 적응하도록 돕는 사업이 오랫동안 필요했습니다.
남북이라면 창업지원, 취업매칭, 직업훈련, 회계·세무, 물류, IT전환 같은 경제체제를 연결하는 서비스가 상당기간 필요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